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티스토리 툴바


의견/사회2010/08/06 07:45
Print Friendly and PDF
 언젠가 황당한 동영상과 함께 공감이 가는 별명을 들었습니다. '김여사'... 황당하게 운전을 하는 주로 여성운전자를 빗대어 표현한 말입니다. 과감한 역주행과 살벌한 후진, 횡단보도로 주행, 계단에 주차하는 등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운전 테크닉을 보여주었기에, 위험해 보이는 동영상이지만, 친구들과 깔깔대면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주로 차량용 영상기록장치에 의해 촬영된 영상이지만, 만약 제가 운전중에  이런 일을 눈으로 목격한다면 공포가 엄습해 올 것 같습니다. 제가 아니기에 망정이지 만약 제 앞에서 저를 향해 돌진하는 차가 있다면...... 

 제가 아는 초기의 '김여사'들은 주로 이런 타입이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의 운전실력을 보여주는... 하지만, 언젠가부터 '김여사'를 지칭하는 그룹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김여사를 모르는 사람이 이제 없어서 그런 것인지, 운전 중 옆 차량에 여성운전자가 발견되면 으레 김여사로 생각해 버리게 됩니다.

 얼마 전 밤에 택시를 타고 집게 가는 도중 신호에서 잠시 정차하였다가 출발을 했습니다. 옆차선에 여성 운전자와 여성 동승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신호가 바뀌자마자 출발한 제가 탄 택시기사님께서 잠시 뒤 '저런 김여사...ㅉㅉㅉ' 이런 맨트를 날려주십니다. 이유를 묻자, 기사님께서는 둘이 깔깔대느라 신호가 바뀐지도 모르고 그대로 있다면서 한심해 하십니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그리 막히는 시간이 아니어서 신호가 바뀌고 몇 초 늦는다 해서 꼬리가 잡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신호를 안보고 딴짓한 그 여성운전자는 순식간에 '김여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요즘 들어 김여사라고 부르는 그 의미가 많이 확장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초반에 황당한 운전을 하는 여성운전자를 지칭했다면 요즘은 점점 그냥 '여성운전자'를 통칭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옆 차선에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으레 경계하게 되는 마음과 깔보는 마음이 생기게 되나 봅니다. 

 여성운전자들이 처음 운전을 시작했을 무렵 '집에가서 빨래나 해!', '밥은 해놓고 차끌고 나왔냐?' 이런식의 질문을 던지는 남성운전자들이 많았습니다. 오죽하면 여성운전자가 차 뒷유리에 '밥, 청소, 빨래 다 해놓고 나왔음' 이라고 적어 붙이는 차량을 보기도 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운전면허를 받고 차를 사고 운전을 하는데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도로위에 불평등은 존재하나 봅니다. 

 일반적으로 운전의 기술적인 면에서 남성운전자가 여성운전자에 비해 우월하다고 합니다. 공간을 인식하는 능력이나,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등이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똑같은 교육을 받고 면허를 취득했다 하더라도 여성운전자는 남성운전자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자'가 될 것입니다. 다른 공간에서는 강자가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성들도 도로위에서 만큼은 약자를 배려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도로에 나가게 되면 아들인 저는 항상 주위 차들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야 했습니다. 늘 다른 남성운전자들이 어머니를 깔보지 못하게, 옆에 남자가 있음을 눈싸움으로 인식시켜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모한 끼어들기와 같은 난폭운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여성운전자와 남성운전자의 비율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남성운전자의 수가 더 많기는 하지만 월등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도로위에서 '강자'와 '약자'가 큰 차이 없이 비등하게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성운전자에 대한 인식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여성운전자가 남성운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운전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도로위에서 만큼은 이 약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강자의 힘자랑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강자의 힘자랑에 놀라고 당황하는 약자는 강자의 아내이고, 어머니이고 딸이고 누나입니다. 같이 어울려야 할 존재이지 도로위에서 추방해야 할 존재가 아닙니다. 누군가가 여성운전자를 깔보고 앞에서 끼어들었다면, 그 사람의 가족 중 여성운전자 또한 다른 사람에 의해 끼어들기를 당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을 것입니다. 

 옆 차선의 여성운전자를 '김여사'로 바라볼 때 다른 누군가가 당신의 어머니, 아내를 '김여사'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도로위에서도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Slimer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여사도, 알고보면, 도로 위의 약자 그룹이니
    배려가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동의합니다.

    언젠가 읽은 기사에선 운전의 어떤 측면에선
    여성이 더 강점을 보이는 그런 측면도 있다더군요.
    속도나 칼질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뭐였는지. ^^

    여동생, 누이, 엄마, ...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간혹 그들에겐 화를 내기도 하고 그러는 게 우리의 삶이죠. ^^

    2010/08/06 08:33 [ ADDR : EDIT/ DEL : REPLY ]
    • 저의 어머니와 저를 비교하면......
      제가 한번에 못하는 앞주차를 어머니께서는 손쉽게 하십니다.
      반면 제가 한번에 하는 뒷주차를 어머니께서는 열번도 더 왔다갔다 하시곤 하시죠.

      사실.... 강자들의 욕심이 이런 갈등의 주 원인이겠죠..
      과속과 칼질 안하면 이런 일도 거의 없을텐데 말이죠..

      2010/08/06 09:00 [ ADDR : EDIT/ DEL ]
  2. 요즘은 휴대전화하면서 운전하는 김여사들이 많이 늘엇더라구요..

    2010/08/06 10:56 [ ADDR : EDIT/ DEL : REPLY ]
    • 운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요즘 남녀노소를 불문합니다.

      2010/08/06 13:42 [ ADDR : EDIT/ DEL ]
  3. 국도에서 기차놀이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

    2010/08/06 16:13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종종 기관차 놀이를 하곤 합니다. 70km/h 도로에서 70km/h로 주행해도 줄줄이 엮여지는 차들이 있더라구요...

      속도보다 중요한게 안전이겠죠..

      2010/08/06 17:47 [ ADDR : EDIT/ DEL ]
  4. 조금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운전해야겠습니다. ㅎㅎ
    오랫만에 들렸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0/08/06 19:20 [ ADDR : EDIT/ DEL : REPLY ]
    • 오랜만입니다. 저도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스럽네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휴가철이라 운전하실 일 많으시겠네요. 서로서로 배려하면 즐거은 드라이빙이, 아니라면 살벌한 서바이벌이 될 것입니다.ㅎㅎ

      2010/08/09 22:26 [ ADDR : EDIT/ DEL ]
  5. 김여사라...저는 처음 듣는 유행어입니다. ^^;

    2010/08/07 04:29 [ ADDR : EDIT/ DEL : REPLY ]
    • 인터넷에 김여사로 검색하면 재미있는...이랄 수도 황당하다고 할 수도 또는 살벌하다 할 수 있는 동영상이 많이 있습니다.^^;;

      2010/08/09 22:26 [ ADDR : EDIT/ DEL ]
  6. 저도 종종 김여사분들을 많이 봅니다.^^
    귀여우신분도 있고 무서우신 분도 있고, 안하무인인 분도 있더군요.
    공통점은,, 부끄러운줄 모르신다는거죠.^^

    2010/08/08 15:53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김여사님이 무섭기는 합니다. 오리지널 김여사님들은 정말 무섭지요..ㅎㅎ
      그래도 여성운전자 모두가 김여사는 아닐꺼에요.

      2010/08/09 22:27 [ ADDR : EDIT/ DEL ]
  7. 배려.. 요즘에는 배려가 너무 부족한거 같아요

    제 스스로도 배려라는 것을 항상 느껴야겠는데요.

    2010/08/09 13:27 [ ADDR : EDIT/ DEL : REPLY ]
    • 차 문을 열기 전까지는 정말 순한 양인데, 시동을 거는 순간 엔진 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부추기는 효과가 있나봅니다. 달보면 변신하는 늑대인간 보다도 더 급작스레 변하는게 운전하는 사람 같아요.. 여기서는 여자도 예외 없는 것 같다는..ㅜㅜ

      2010/08/09 22:28 [ ADDR : EDIT/ DEL ]
  8. 남성분들에 비해 운전 실력이 미숙한 여성운전자들이 많기는 하지만,
    일단 싸잡아 묶어서 보는 시선은 안 좋게 느껴지더군요.
    운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늘 조심해서, 남을 배려하면서 해야하는 듯 합니다.
    slimer님의 글에 추천 100개 누르고 싶은데, 숫자가 하나밖에 올라가지 않아서 아쉽네요 ㅎㅎ

    2010/08/09 21:31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런 분들의 마음에는 자신이 최고의 드라이버인 양 으스대는 마음이 껴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말하더라구요. 운전을 잘 한다는 칭찬을 절대 하지 말라고...

      100개의 추천을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0/08/09 22:30 [ ADDR : EDIT/ DEL ]
  9. 도로위는 생명을 담보로 다니는 곳이니 만큼 서로 양보와 배려가 먼저여야하는데
    가끔 베스트 드라이버인척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도로위에 무법자처럼 보입니다.

    2010/08/10 10:11 [ ADDR : EDIT/ DEL : REPLY ]
    • 요즘 차들의 성능도 많이 좋아지다보니, 더더욱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 처럼 14년 넘은차를 끌다보면 알아서 조심하는데 말이죠...

      2010/08/10 14:10 [ ADDR : EDIT/ DEL ]
  10. ^^

    저도 누군가에겐 김여사로 불릴지 모르는 일이긴 합니다만;;,
    객관적인 눈으로 봤을 때, 여사님들이 좀 너무하실 때가 있긴 하더라고요.

    가령,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직진 신호 받아 교차로를 건너 가는데,
    제일 바깥 차선에서 차선들을 가로질러 용감하게 좌회전하시는 김여사님...;;
    아찔, 황당했고요.;;

    그 외에도, 사소하거나 굵직굵직한 황당함들을 꽤 만나 본지라...ㄷㄷㄷ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론적으로 '도로 상에서도 약자에게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자'는 이 글의 취지에는 크게 동감을 합니다.^^

    모쪼록, 글에도 적으셨지만, 남성분들이 여성 운전자들을 조금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봐 주시면 좋을 것 같고,
    여사님들도 스스로의 객관적인 실력을 인지하고, 운전 시에 조금 더 신경쓰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행 중에 핸드폰 사용같은 것은 더더욱 자제하셨음 좋겠는데, 그런 모습들이 때때로 보이더라고요.;; )

    2010/08/12 15:51 [ ADDR : EDIT/ DEL : REPLY ]
    • 진정 '김여사'라는 별명에 부합하는 분도 계시지만.. '김여사'라는 별명 자체가 여성운전자를 비하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에는 그렇게 불리는 운전자의 범위가 많이 넓어 진 것 같아 더 씁쓸하구요

      서로 먼저 배려하는 마음으로 운전한다면, 굳이 방어운전이란 단어까지 생기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2010/08/13 13:56 [ ADDR : EDIT/ DEL ]